모든 싸움은 결국 자신과의 전쟁이다!

 

양쪽 포켓 부분에 그린 컬러 라인으로 포인트를 준 회색 반바지 4만원대 뉴발란스.
14년 차 배우이다. 말끔한 외모 덕에 세련된 도시남, 엘리트 비즈니스맨, 부드러운 로맨틱가이 등의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물론 악역으로 분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그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사랑하고, 각종 피규어를 모으는 키덜트의 모습으로 각인되기 시작했다. 각종 예능 출연 후 그의 엉뚱하고 순수한 반전매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덕분에 그는 뒤늦게 찾아온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맨즈헬스>는 색다른 모습을 원했다. 그의 강인함, 야성미, 남자다운 투지를 끌어내고 싶었다. 태어나서 몸싸움은 딱 한 번 해봤다는 그가 ‘파이트 클럽’을 연상시키는 케이지 안에 들어섰다. 낯선 공간에서도 몸에 밴 겸손함, 유쾌함은 여전했다. 하지만 촬영에 들어가자 얼굴 표정과 온몸으로 리얼한 파이터의 모습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카무플라주 프린트와 레터링으로 디자인된 반바지 5만9천원, 블랙 팬츠 가격 미정 크리틱.
Mini Interview
생년월일 1977년 12월 4일
키·몸무게 181cm·77kg
혈액형 B형
데뷔 모델로서는 1998년 2월 르 카프 카탈로그 촬영으로, 배우로서는 2001년 여름 베스트극장 <아내는 채팅 중>으로 데뷔했다.
출연 작품 <이혼변호사는 연애 중>, <식샤를 합시다 시즌1>, <칠전팔기 구해라> 등
내면의 장점 진실성과 노력하는 자세. ‘나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자’, ‘남들 놀 때 일하자’라고 늘 다짐한다.
외면의 장점 솔직히 외모가 빼어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개성있는 얼굴이 아니라 어떤 이미지든 만들어갈 수 있는 것 같다. 배우로서 장점이 되기도 한다.
별명 심타쿠, 치명탁
가장 좋아하는 음식 떡볶이, 칡냉면 
주량 소주 5병. 애주가다. 혼자 집에서 멸치를 안주삼아 소주 3병은 마실 만큼 즐긴다.
평소 패션 트레이닝복을 컬러별로 살 정도로 즐겨 입는다. 사실 패션에 별로 관심이 없다.
좋아하는 영화 장르 애니메이션
가장 많이 듣는 말 착하다
이상형 아담하고 귀여운 여자. 자기 일에 열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면 더 좋겠다.
롤 모델 한국에도 좋은 배우들이 많지만, 한 명을 꼽으라면 크리스찬 베일. 연기뿐만 아니라 배역에 따라 몸을 조절하는 모습이 가장 놀랍다. 몸을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에 더하다.

그래픽 프린트의 블랙 슬리브리스 티셔츠 4만원대 험멜, 블랙 반바지 7만9천원 모두 리복.
인내하면서 지속적으로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계단처럼 한 단계 껑충 올라서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차곡차곡 쌓였던 에너지가 폭발하면서 만들어낸 변화라고 생각한다. 운동을 통해 몸을 만들거나 연기력을 쌓아가는 등 모든 것에 있어서 공통적으로 통하는 것 같다.

블랙&그레이의 세련된 배색이 돋보이는 후드 집업 29만8천원 아르마니익스체인지, 블랙 트레이닝 팬츠 10만9천원 푸마, 운동화 19만9천원 슈퍼콤마비.

촬영은 어땠나? 
3년 동안 기대하고 기다렸던 촬영이다. 드디어 이루어 내서 기쁘다.

그렇게 하고 싶었던 이유는? 
실연의 상처를 이기지 못해 술을 많이 마셨다. 몸이 많이 망가졌을 때 ‘운동이라도 열심히 해야겠다’ 결심하고 즉흥적으로 피트니스 센터에 등록했다. ‘이왕 이렇게 시작했으니 <맨즈헬스> 표지를 찍자’는 목표도 세웠다. 그전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취미삼아 했다면 이때부터는 보다 체계적으로 했다. 그렇게 3년 전에 만난 이종현 트레이너와 함께 지금까지 꾸준히 달려왔다.

원래 몸이 좋기로 유명하다 
운동을 시작한 이후 생긴 이미지다. 원래 그렇지도 않았다. 먹으면 먹는 대로 살이 찌는 체질이다. 키가 크고 살집도 있는 편이라 옷을 입고 있으면 건장해 보여도 티셔츠를 걷어올리면 나온 배를 감출 수 없었다. 몸을 만든 덕에 그리 특출하지 않은 얼굴 이외에 나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생긴 것 같다. 운동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오늘의 몸은 어떻게 준비했나? 
운동은 항상 하면서 어느 정도 몸을 유지했고, 집중적으로 만들기 시작한 것은 7월 말이다. 일단 살을 찌웠다가 수분 조절을 하면서 현재의 몸을 만들었다. 근육 운동을 매일 2시간씩 부위별로 하고, 유산소 운동으로 실내 자전거를 60〜90분씩 탔다. 일요일만 쉬었다. 식단은 닭가슴살과 채소 위주로 먹었는데, 직접 챙겨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종종 빼먹기도 했다. 그래도 단백질과 비타민을 놓치지 않으려 애썼다.

무엇이 가장 어려웠나? 
복근 운동이 가장 힘들다. 하복부를 제대로 만들고 싶었다. 이제 아랫배 윤곽이 드러나려 하는데 촬영을 하게 되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완벽한 복근을 선보이고 싶다.

그럼 가장 만족스러운 부위는? 
가장 열심히 운동한 어깨와 삼두근이다. 팔 운동을 세밀하게 해서 근육을 쪼개고, ‘캡틴 아메리카’ 같은 큰 어깨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오늘은 수분 조절을 한 상태라 사이즈가 조금 줄었지만 비교적 자신있는 부위다. 촬영할 때 누군가 ‘어깨가 넓다’는 말을 해줘서 기분이 좋았다.

어려서부터 운동을 좋아했나? 
아니다. 운동을 좋아하지는 않았다. ‘자신과의 싸움을 좋아한다’는 말이 맞겠다. 등산, 수영, 웨이트 트레이닝처럼 혼자 생각하면서 이겨내는 운동을 즐긴다. 내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나 자신과의 싸움 이외에는 승부욕도 거의 없는 것 같다. 배우 이상우와 친한데 그는 만날 때마다 팔씨름을 하자고 한다. 하지만 아직 한 번도 붙어본 적이 없다. 이겨서 기분이 좋은 것도, 져서 기분이 나쁜 것도 모두 별로다.

가장 어렵다는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려면? 
즐기면서 참는 방법뿐이다. 다행히 내가 가장 잘하는 것 중에 하나가 참는 것이기도 하다. 심지어 고등학교 때는 너무 참은 나머지 왕따가 되기도 했다. 이젠 그때그때 표현을 하는 편이지만 여전히 참고 버티는 데도 자신이 있다. 인내하면서 지속적으로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계단처럼 한 단계 껑충 올라서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차곡차곡 쌓였던 에너지가 폭발하면서 만들어낸 변화라고 생각한다. 운동을 통해 몸을 만들거나 연기력을 쌓아가는 등 모든 것에 있어서 공통적으로 통하는 것 같다.

성격이 어떤 편인가? 
감정 표현에 솔직한 편이다. 화나면 화내고, 슬프면 슬퍼하고, 기쁘면 좋아하고…. 원래 굉장히 내성적이었는데 많이 변한 것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심하게 따돌림을 당했다. 덩치만 컸지 때려도 아프다는 말도 안하고 피하기만 했더니 괴롭힘이 점점 더 심해지더라. 아침에 일어나 학교 가기가 싫을 정도였다. 2학년으로 올라가면서 ‘더 이상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결심하고 감정 표현을 하기 시작했다. 의외로 내가 말도 잘하더라. 사람들이 재미있어하는 것을 보면서 자신감도 생겼고 성격도 외향적으로 변했다.

좋게 보면 순수한, 그러나 왠지 심약한 이미지가 있다. 어떤가? 
캐릭터를 모으는 취미 때문인 것 같은데 실제로 그렇지는 않다. 끊고 맺음이 분명하고, 옳은 건 옳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하는 편이다. 상대가 강자이든 약자이든 상관없이 필요한 순간 단호하게 말한다. 또한 결단력 있는 편이다. 청소년기에 우물쭈물해서 상처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오늘의 나는 단호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드라마보다는 예능을 통해 만들어진 이미지인 것 같다. 예능이 잘 맞나? 
처음에는 생소했는데 하다 보니 요즘에는 ‘내가 예능에 끼가 있나?’ 싶을 때도 있다. 시청자들이 나를 계속 보고 싶어 하는 이유는 ‘덕후’라는 새로운 캐릭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엉뚱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그런 모습이 예능을 통해 많이 드러난 것 같다. 하지만 예능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완전한 나의 모습은 아니다.

오늘의 촬영 콘셉트는 어땠나? 
강하고 남자다운 이미지가 마음에 들었다. 기존의 이미지를 한 번쯤 깨버리고 싶었는데 오늘 〈맨즈헬스〉를 통해 먼저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내 안의 강인함을 끄집어내는 것이 편하더라.

최근의 근황은? 
<이혼변호사는 연애 중> 드라마를 끝낸 후 사실 많은 프로그램에서 출연 요청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 촬영을 위해 대부분 포기했다. 주어진 시간 동안 운동에 전념해 최고의 모습을 선보이고 싶었다. 얼마나 몸을 만들 수 있는지 나의 한계를 뛰어넘고 싶었다. 이제 촬영을 마쳤으니 슬슬 다른 스케줄들을 소화해야 한다. 올해 연극을 할 예정이라 당장 다음 주부터 연습을 시작해야 한다. 배우 김수로 프로젝트의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이라는 작품으로 자폐아 아들과 아버지의 사랑 이야기이다. 아들 역은 슈퍼주니어의 려욱 씨가 맡았다.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로 찾아뵐 예정이다.

해보고 싶은 연기가 있다면? 
악역을 해보고 싶다. 예전에도 해봤지만 최근에 코믹한 이미지가 부각된 것 같아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연극이라는 새로운 도전도 하는 것이다.

10년 후 심형탁은? 
이렇게 공들여 만든 몸이니, 앞으로도 운동을 계속해서 지금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 치골, 삼두근 등 더 보완해서 만들고 싶은 부위도 있다. 더 완벽한 몸으로 10년 후에 〈맨즈헬스〉 화보를 다시 찍어도 좋겠다. 배우로서는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아버지가 되고, 할아버지가 되며 멋있게 나이 드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촬영과 인터뷰를 위해 그와 8시간을 함께 했다. 한 사람을 규정짓기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그래도 한 마디로 설명하라면 ‘외유내강’이라 하겠다. 물론 그의 몸은 남자다움 그 자체다. 큰 키는 물론 근육의 크기로 말하면 연예계 최강이라 해도 될 듯하다. 잔근육을 선호하는 연예인에게서는 보기 힘든 크고 우람하게 벌크업된 근육은 감출 수 없는 상남자의 몸이 분명했다. 그런데 묘하게 겸손하며 착한 심성이 덧입혀져 그의 외면은 한없이 유하기만 했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 꺼풀을 벗겨보면 그는 진정 속이 강한 남자이기 때문이다. 자기와의 싸움을 즐기고,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참는 것을 가장 잘한다는 그이지 않은가. 타인과 싸우는 것은 하수다.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긴 사람의 여유와 깊이있는 강인함을 이겨낼 수가 없다. 화려하지만 고되기도 하다는 연예계에서 14년을 버티며 결국 전성기를 맞은 내공이 엿보이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