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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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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9월] 국내 여성의류 쇼핑몰 1위 스타일난다 김소희 대표



미친 듯이 매장을 돌고 끊임없이 관찰한다

 

김소희 대표가 만든 스타일난다는 2004년 의류쇼핑몰로 출발해 2009년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하고 2014년엔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최근엔 자신의 감성을 오롯이 살린 온라인 쇼핑몰 스피크언더보이스를 추가했다. 초창기의 김 대표의 손맛(스타일링)을 잊지 못한 고객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10년 넘게 승승장구하고 있는 김 대표는 “줄 거 주고 받을 거 받고 낼 거 냈다. 지킬 것 지켜가면서도 재미나게 일하고 있다”며 웃었다.



 
 
김소희 대표는 22살이던 2005년 스타일난다를 창업했다. 당시 자신이 입고 다니던 자켓이 예쁘다며 중고로 사겠다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온라인쇼핑몰 옥션에 7만원에 판매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가 예쁘다고 생각한 제품에 대한 주변 반응은 뜨거웠고 스타일난다는 급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1150억원. 출근 전에 집에서 배송물품을 혼자 포장하던 딸을 돕던 김소희 대표 어머니는 스타일난다의 재무와 배송을 총괄하고 있다. 모녀가 시작한 사업은 이제 직원 375명을 거느린 튼실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3년 MCM에 이어 유커 구매건수 2위를 차지했던 스타일난다는 2014년부턴 MCM, 라인프렌즈, 아모레를 누르고 1위를 달리고 있다.

 

김소희 대표를 지난 8월 9일 홍대에 위치한 스타일난다 회의실에서 만났다. 그가 언론 인터뷰에 정식으로 나선 건 창립 초창기를 제외하곤 처음이다. “20대 초반의 여자 대표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고 말하는 그의 눈에선 여전히 언론에 대한 경계와 긴장감이 묻어났다. “마치 공식이 있는 것처럼 ‘이렇게 해야 한다’거나 ‘어린 여자가…’하는 식의 시선에 눌려있었죠. 원래 쾌활한 성격인데 낯가림도 심해지더라고요.”

 

회사가 성장하면서 또다른 아쉬움도 생겼다. “쇼핑몰 초창기엔 직접 상담전화 받고 언니동생하며 지냈어요. 고민상담 하느라 1시간씩 통화한 날도 참 많았어요. 하지만 쇼핑몰이 커지면서 고객접점이 약해진 점은 참 아쉬워요.” 김 대표가 초창기 스타일난다 시절의 기억에 남는 고객을 떠올렸다.

 

#. 업무를 마감하려는데 스타일난다 상담 전화벨이 울렸다. “제 와이프 주문서가 들어오면 5번 중 2번은 자동취소해 주시면 안될까요? 스타일난다에서 옷을 너무 많이 사서 힘듭니다.”그렇게 한참을 대화했다. 이후 그의 아내 주문은 이따금씩 일부러 취소했다.

 

#. “옷을 너무 좋아해요. 그런데 77사이즈가 없어서 우울해요.” 여자라면 누구나 예뻐지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걸 잘 알기에 해당 고객을 위한 맞춤 사이즈를 제작해 판매했다. 그 고객은 시간이 지나면서 예뻐지고 밝아졌다. 몇 년 뒤 남자친구가 생겼고 결혼식에 김소희 대표를 초대했고 지금도 스타일난다의 고객으로 남아있다.

 

스타일난다는 소위 ‘쎈 언니’들이 주로 찾는 쇼핑몰로 유명세를 떨쳤다. 이에 김 대표는 “스타일난다가 한창 성장하던 때 패션 트랜드가 ‘인상에 강렬하게 남는’ 스타일이었어요. 스타일난다는 트랜드에 밝을 뿐이지 하나의 이미지, 흐름에 정체돼 있지 않아요. 지금 스타일난다 사이트에 접속해 보시면 여름이지만 얇고 팔이 긴 티셔츠와 어깨와 쇄골이 드러난 제품들이 많은 걸 확인할 수 있을거에요. 그게 요즘 유행이거든요.” ‘스타일난다’는 ‘스타일이 트랜디하고 멋지다’를 칭찬하는 말로 김 대표가 자란 인천 지역에서 2000년대 초 유행하던 말이다.

 

의류쇼핑몰에 자체 화장품 브랜드 최초 입점


▎스타일난다 홍대 플래그십 스토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쇼핑몰 수는 대략 1000개 정도다. 스타일난다가 치열한 환경 속에서 줄곧 1위 자리를 지킨 비결을 다들 궁금해 한다. 김 대표의 대답은 간단했다.

 

“우리는 특별한 목표가 없습니다. 1000억원을 돌파하고 다음은 1500억원을 향해 달리자는 식의 목표 말이에요. 서로 너무 힘들잖아요.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협력사에) 줄 거 주고 (고객에) 받을 거 받고 (국가에) 낼 거 내면 성장하던데요?”

 

사실일까? 정말 가능할까? 요행을 부리지 않아도 사업체를 운영할 수 있을까? 김 대표 옆에 있던 오미령 부사장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동대문이나 협력사에서 흔히들 ‘난다가 맞다면 맞는 거지’라고 말해요. 정직하게 사업해도 된다는 걸 보여준 것 같아 뿌듯합니다.”

 

김 대표가 말을 이었다. “우린 라벨갈이도 안합니다.” 라벨갈이란 온라인 쇼핑몰 업체가 상품을 매입해 라벨만 자신의 브랜드로 바꿔 달고 가격을 더 비싸게 파는 행위로 업계의 관행이다. 디자인 베끼기와 함께 손쉽게 라벨만 바꿔달고 비싼 값에 파는 쇼핑몰에 대한 비난도 만만치 않다. 오 부사장이 덧붙였다. “스타일난다를 비롯해 잘나가는 쇼핑몰에 상품을 넣기 위해 많은 업체들이 무료 샘플을 보내오는데 저흰 받지 않습니다. 샘플이 필요하면 저흰 제 값을 주고 구매해서 사용합니다.”

 

2014년 스타일난다의 첫 매출 1000억원 돌파를 견인한 건 자체 화장품 브랜드 3CE다. 의류 쇼핑몰로 출발한 스타일난다가 2009년 자체 화장품 브랜드 3CE를 론칭한다고 했을 때 주변에선 “안될 것”이라 했다. 당시는 지금처럼 K뷰티가 맹위를 떨치지도 않을 때였다.

 

스타일난다는 왜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었을까? 김 대표의 말이다. “회사가 원하는 게 아니라 고객들이 원하니까요. 사업 수완도 없는 20대 초반의 컴맹이었던 제가 쇼핑몰 사업을 시작한 것도 “네가 입는 옷을 나도 입고 싶으니 팔아라”는 주변의 요구 덕분이었어요. 상담전화나 게시판에 의류와 함께 저희만의 화장법이나 색감 등을 좋아하고 문의하는 사례가 많아 ‘그럼 만들어 팔아보자’고 시작한 거죠.” 김 대표는 모델 촬영시 두세가지 컬러로 믹스해 립스틱을 사용했고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스모키 화장도 시도했다.

 

화장품 제조사를 찾아다녔지만 이들 역시 고객들과는 반응이 달랐다. “50번을 넘게 찾아가 설명하고 부탁해서 겨우 립스틱 5가지를 만들 수 있었어요. 5일 만에 1만 개가 다 팔려나가 제조사와 우리 모두 놀랐죠.” 올 2월에 출시한 ‘드로잉 립펜’은 6개월 만에 70만 개를 팔아치웠다. 3CE는 2012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70%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1년 넘게 기획하고 준비한 향수 제품도 출시했다.

 

3CE 제품은 현재 약 500가지 정도로 2012년 가로수길에 첫 단독 매장을 오픈했고 홍대점에 이어 올 9월~10월에 3호점 명동 매장 오픈을 준비중이다. 국내 14개 백화점 매장과 13개 면세점 매장도 운영 중이다. 3CE는 또 화장품 유통채널인 세포라(SEPHORA)를 통해 홍콩,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엔 일본 이세탄 백화점에 매장을 열었다. 올해 5월엔 일본 니케이(Nikkei)계열 Tokyo tv에서 ‘온라인 쇼핑몰로 시작해 일본 이세탄백화점까지 진출한 스타일난다가 궁금하다’며 직접 홍대 본사를 찾기도 했다. 김소희 대표는 “K패션·K뷰티를 확산시키고 있다는 자부심과 함께 책임감도 느낀다”고 했다. 2009년 의류 쇼핑몰로는 처음으로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해 성공을 거두자 정체기에 빠져 있던 다른 온라인 쇼핑몰 역시 스타일난다를 벤치마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김 대표는 “여행이 좋다”고 했다. “의류와 화장품 등 갖가지 뷰티 아이템을 기획하기 위한 에너지를 얻는 게 여행이다. 쉬지 않는다. 미친 듯이 매장을 돌며 제품을 끊임없이 보고 관찰한다. 내 감성은 결국 많이 보고 많이 느낀 덕분에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지킬 것 지키면서 좋아하는 일 재미나게


▎태국 시암피라곤 3CE 매장 전경
 
김소희 대표는 최근 스피크언더보이스(SPEAK UNDER VOICE, 이하 스피크)란 쇼핑몰 사이트를 열었다. “스타일난다가 성장하면서 제 영역은 오히려 줄어들었어요. 제 스타일링을 그리워하는 고객들도 있고요. 그래서 제일 처음 저 혼자 꾸미고 만들었던 쇼핑몰을 다시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시작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일, 제일 자신 있는 일이요.”

 

스피크는 김 대표가 옷을 고르고 모델에 입혀 촬영하고 사이트에 제품컷을 올리기까지의 모든 과정에 참여한다. 촬영은 김 대표의 집에서 이루어 진다. 김 대표의 손맛·눈맛을 보기 위해 몰려들면서 일주일에 한 번 업데이트 되는 제품은 그날 대부분 매진될 만큼 인기다. “누굴 이겨야 겠다는 생각이나 뚜렷한 목표보단 지금처럼 지킬 것 지키면서 좋아하는 일 재미나게 할 거예요. 저 아직 30대 초중반이잖아요.” 사업을 시작한지 11년이 됐지만 김소희 대표는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다.

 

-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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