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의 원인 ‘활성산소’

중장년기가 되면 자연스럽게 먹는 것도 달라진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노화’를 겪기 때문이다. 노화란 나이가 들어 신체와 장기의 기능이 떨어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신체와 장기의 기능이 점점 퇴화하는데 젊은 시절의 식습관을 그대로 유지해서는 안 된다. 

나이가 들면 첫 번째로 근육과 뼈의 기능이 떨어진다. 노화로 근육의 질을 유지하는 여러 신경 작용과 호르몬의 공급이 어렵게 된다. 두 번째 신체 변화는 치매 등 신경정신계의 기능 저하다. 비단 치매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단기 기억력이 감소하고 우울증 등이 발병할 수 있다. 세 번째로 심혈관계의 기능이 저하된다. 흡연, 운동 부족 등으로 혈관이 굳어 고혈압이나 여러 가지 심장질환이 생기게 된다. 그렇다면 노화는 왜 생기는 것일까?

노화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세포의 손상에 있다. 흔히 ‘프리 라디칼(free radical)’이라 부르는 활성산소는 우리 몸속에 있는 매우 공격적인 성향의 화학물질로 건강한 세포를 손상시킨다. 세포가 공격을 받아 제대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되면서 노화가 발생하는 것이다. 활성산소는 호흡을 통해 인체로 들어온 산소가 세포와 만나 에너지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생성된다. 우리가 먹은 음식이 소화·흡수되는 과정에서도 만들어지고 흡연, 바이러스, 중금속 오염, 스트레스 등 외부적인 요인으로도 발생한다.

노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활성산소를 차단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다만 활성산소를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항산화 효능이 있는 식품을 섭취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올바른 생활습관을 통해 활성산소가 과잉 생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개개인의 노력에 따라 노화의 진행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 건강한 음식을 먹되, 적당량을 먹고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양질의 단백질 섭취가 중요

중장년기에는 꼭 먹어야 할 것과 피해야 할 것을 가려가며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근육량 감소를 막고 노화를 지연시키기 위해서는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노화를 겪으며 생기는 근감소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근육량과 근력의 감소는 중장년의 전체적인 신체 활동을 감소시키고, 이는 곧 기초대사량 저하로 이어진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에서 얻는 에너지 비율은 40:40:20이 적당하다. 젊을 때보다 단백질의 비중이 높다. 하지만 단백질 중에서도 동물성단백질은 지방이 많다는 선입견 때문에 육류를 피하는 경우가 많다. 식품공학박사인 이종임 선생은 “우리 몸에 필요한 아미노산을 완벽하게 함유한 고기, 생선, 달걀 등 동물성단백질의 비중이 70% 정도, 아미노산이 불충분한 콩, 두부, 우유, 된장 등 식물성단백질의 비중이 30% 정도 차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려면 한 끼에 체내에 흡수되는 양이 20~25g 수준이므로 세 끼에 나눠 먹는 것이 좋다. 간식으로 달걀, 견과류, 해조류 등 단백질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매일 먹는 밥에 단백질 식품을 섞어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장년 건강을 위한 요리 키워드 3

제철 식품·소식·조리 시간 단축

중장년기에는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각종 신체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20~30대처럼 먹을 수 없다. 패스트푸드로 끼니를 때우고 빈속에 커피를 마시면 젊을 때와 달리 몸이 바로 이상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한 끼 한 끼 상황이 허락하는 선에서 건강하고 자신의 몸에 맞는 음식을 골라 먹어야 한다. 또 소화기관이 약해져 한 번에 많은 양의 음식을 먹기 어렵기 때문에 끼니마다 먹을거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단백질과 지방,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소의 안배도 중요하고, 무엇보다 떨어진 체력을 고려해 음식을 준비하는 시간과 노력을 줄이는 지혜도 필요하다. 이종임 선생은 “영양은 꽉 차 있으면서 조리하기 쉬운 요리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저는 아침에 요리 만드는 과정을 간소히 하되 5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노력해요. 두유, 우유 등에 쥐눈이콩을 비롯한 곡물 가루를 타 마시거나 다양한 컬러의 과일과 채소를 잘게 썰어 유기농 그릭 요구르트에 섞어 먹기도 하지요. 부족한 탄수화물은 글루텐이 많아 소화가 잘 안 되는 빵 대신 쑥찰떡 등 떡 한 조각을 더하죠. 점심도 간소하게 먹는 편이고 대신 저녁 한 끼는 제대로 챙겨 먹습니다. 특히 고등어나 연어와 같은 등 푸른 생선을 자주 먹고, 쌈은 끼니때마다 먹으려 노력해요.”

헬시에이징 

밥상 차리기 노하우

노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재료 선택을 고심하고 조리법과 섭취 방법도 꼼꼼하게 신경 써야 한다. 일상에서 실천하면 좋을 항산화 밥상 차리기를 위한 8가지 노하우를 소개한다.

1 하루 필요 칼로리에 맞춰 음식 먹기 

나이가 들수록 적당한 양을 먹고 과식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음식은 혈당 변화가 적은 ‘로 지엘(Low GL)’을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특히 통곡물은 혈당을 천천히 올려 인슐린이 적당히 분비되도록 도와준다.

2 식사를 할 때 피토케미컬을 먼저 섭취

‘피토(Phyto)’란 ‘식물성’이라는 뜻으로, 식물성 식품 속에 있는 건강에 유익한 생리 활성을 가진 물질을 일컫는다. 과일과 채소에 많이 들어 있고 밝고 예쁜 색을 띤 식품일수록 피토케미컬과 미량의 영양분이 다양하게 함유돼 있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처럼 보기 좋은 음식이 건강에도 좋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채소와 과일은 항산화 기능이 있어 노화를 방지하고 면역력을 높여준다.

3 건강한 일품 요리, 해물솥밥

양념간장만 더하면 별다른 반찬 없이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것이 솥밥이다. 제철 해산물과 해물과 잘 어울리는 마늘, 연근 등을 더한 해물솥밥은 맛도 좋고 건강 역시 챙길 수 있다.

기본 재료 쌀 3컵, 대하 2마리, 모시조개 8개, 마늘 8쪽, 연근 슬라이스 2개, 다시마 10×10㎝ 2장, 물 적당량 양념간장 재료 간장 4큰술, 참기름 2큰술, 다진 마늘·고춧가루·다진 쪽파 약간씩 

만드는 법 1 쌀은 4번 정도 씻은 후 냄비에 담고 손등이 찰랑찰랑할 때까지 물을 붓는다. 2 연근과 다시마를 얹어서 뚜껑을 열어 물이 끓기 시작하면 뚜껑을 닫고 물이 보이지 않게 줄어들 때까지 약불로 끓인다. 3 물이 줄어들면 대하, 마늘, 모시조개를 얹고 다시 뚜껑을 덮어 약불에서 5분 정도 끓인다. 4 불을 끄고 뚜껑을 덮은 채로 5분 정도 뜸을 들인다. 5 분량의 재료를 모두 섞어 만든 양념간장을 곁들여 먹는다.

4 물은 큰 컵으로 하루 네 잔 섭취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면 갈증의 신호가 약해지기도 한다. 수분은 혈액 구성물로서 영양소를 조직으로 운반하고 노폐물 배설에 도움을 준다. 또한 체온과 체액의 산도를 조절하고 탄력 있는 피부를 만드는 등 모든 신진대사를 돕는다. 또한 수분이 고갈되면 뇌 기능이 저하될 수 있으니 날마다 큰 컵(200㎖)으로 네 잔 이상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5 5년 단위로 식사량 줄이기

건강하게 늙기 위해 가장 중요한 원칙은 ‘적게 먹는 것’이다. 45세 정도가 되면 우리 몸은 예전만큼 많은 칼로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우리 몸은 이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지 않고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보호하고 보존할 뿐이어서 연료가 적게 필요하다. 최근에는 ‘칼로리 섭취량을 30% 줄인 사람들이 더 오래 살고 노년기에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5년 단위로 식사량을 조금씩 줄이기만 해도 건강에 훨씬 이롭다고 한다. 음식을 적게 섭취하면 몸 안의 기관들에 부담이 덜하고 남은 에너지를 신체 전반의 기능을 수행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6 항산화 영양소 섭취

나이가 들수록 피부 질환, 치매, 암이 눈에 띄게 증가하는 이유는 세포가 노화하기 때문이다. 항산화 영양소인 비타민 A, C, E, 셀레늄(Se)이 함유된 식품을 섭취해 세포 노화를 일으키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7 입맛 살려주는 제철 밥상 즐기기

몸이 아파 병원에 가면 의사는 ‘잘 먹고, 잘 자고, 배변은 원활하게 하느냐’라는 질문을 한다. 몸에 이상이 오면 먼저 식욕이 떨어진다. 나이가 들수록 소화기관이 약해지면서 식욕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매일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습관이다. 하루 세 끼 아침, 점심, 저녁의 식사량을 균형감 있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침, 점심을 가볍게 때우고 저녁은 폭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식습관은 영양 부족을 부르고 위에도 큰 부담을 준다.

8 단백질 공급을 위한 여름 보양식

실부추무침을 곁들인 차돌박이버섯덮밥(2인분)

기본 재료 밥 2공기, 차돌박이 100g, 양파(중간 크기) ½개, 백만송이버섯 40g, 마늘 3쪽, 맛간장 1½큰술, 식용유 1큰술, 설탕 2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실부추무침 재료 실부추 30g, 맛간장·고춧가루·통깨·참기름 1작은술씩

만드는 법 1 차돌박이는 반으로 자르고 백만송이버섯은 밑동을 제거해둔다. 양파는 채 썰고 마늘은 편으로 썬다. 2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양파채를 충분히 볶다가 마늘편을 넣어 볶는다. 3 ②에 차돌박이를 넣어 노릇하게 볶은 뒤 설탕을 넣고 한 번 더 볶는다. 

4 ③에 백만송이버섯을 넣어 볶고 팬 가장자리에 맛간장을 끼얹어 불맛을 내고 후춧가루를 약간 뿌린다. 5 실부추는 씻어 물기를 턴 후 3㎝ 길이로 썰어 분량의 양념을 넣어 버무린다. 6 그릇에 밥을 담고 ④의 차돌박이버섯볶음과 ⑤의 실부추무침을 얹어 낸다.